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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동다송 시고(東茶頌 試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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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261회 작성일 21-03-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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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다송 시고(東茶頌 試考)

 

 

 

南大 南道茶文化會

會計學科 四年(1982)曺 錫 鉉

 

-전국대학생차연합회 제2차 하계대회 발표작

 

目次

Ⅰ. 序言

Ⅱ. 東茶頌 主要 內容

1. 東茶頌 構成

2. 東茶頌 內容

3. 東茶頌 茶道觀

Ⅲ. 東茶頌 小考

1. 筆寫本 誤字 問題

2. 飜譯本 誤謬 問題

*3. 訂正 東茶頌(省略)

Ⅳ. 結語

 

 

 

 

 

 

 

 

 

Ⅰ. 서언(序言)

 

최근 내 문화(文化)의 뿌리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다도(茶道)와 차에 대한 연구(硏究)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가(硏究家) 중에는 육우(陸羽)의 다경(茶經)만이 다서(茶書)이며 일본의 다의(茶儀)만이 다도(茶道)인 양 생각하고 있어 주체의식의 문제까지 야기시키고 있다.

 

우리 문화는 예로부터 중국 문화에 눌려 독창성을 발휘 못해 온 것 같지만 일찍이 원효(元曉)는 화엄학 40권 소()로 오히려 동국문화(東國文化)가 중국으로 역류(逆流)되게 하였다. 균여(均如), 연담(蓮潭), 율곡(栗谷) 등 동뜬 소리를 한 이가 있었으며, 초의(草衣) 스님은 중국 5종을 고집한 백파(白坡)스님에게 사변만어(四辯漫語)로 반박(反駁)하였다.

 

또 초의스님은 「동다송(東茶頌)」을 지어 동국차(東國茶)의 우수성을 밝히고 사라져가는 한국의 다도를 부흥(復興)시켰다.

 

일부 다인들은 동다송은 중국전서(中國典書)를 모방한 것으로 초의스님의 독창적인 작품이 아니며 초의는 결코 다성(茶聖)일 수 없다고 주장하며 오직 다경(茶經)만이 다서이며 육우(陸羽)만이 다성(茶聖)이라 한다. 그러나 다경은 독창적인 양 전거(典據)를 밝히지 않았고 너무 오래되어 그 전거를 밝히기 힘들어 대부분 창작품으로 보일 뿐이다.

 

동다송 원문 31송()은 훌륭한 다시(茶詩)로서 온전히 초의의 창작문(創作文)이다. 여기에 적절하게 옛 문헌(文獻)을 인용하여 고증(考證)한 것이다. 과학적인 체계로 구성하여 일일이 주()를 달아 요즈음의 논문(論文)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그 전거를 밝힌 훌륭한 작품이다. 문일평(文一平)의 평()처럼 동다송은 ‘조선의 다경’이라 하겠고, 초의는 ‘조선의 육우’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동다송은 한국의 다도 정립을 위해 육우의 다경과 같은 기본서로서 차생활 일반에 대한 저술인 「다신전(茶神傳)」과 함께 연구되어야 하고 올바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한자, 고사성어(故事成語), 불교 용어 등 난삽(難澁)하여 해석이 어렵고 필사본 자체의 오자(誤字)도 적지 않아 동다송의 올바른 이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 대부분의 번역본들이 오류가 많은 필사본인 다예관본(茶藝館本)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본고(本稿)는 이러한 작금(昨今)의 현실에 ‘동다송의 바른 이해와 다도관 정립’을 위해 동다송 필사본 오류 정정 문제와 번역본의 올바른 해석 그리고 동다송의 가치문제, 동다송의 다도 등을 다루려고 한다. 본고에서는 어디까지나 문제의 제기이며 고찰을 시도한 「시고(試考)」인만큼 본문 Ⅲ *3 「정정 동다송(訂正 東茶頌)」은 선배제현(先輩諸賢) 연구와 고찰이 행해진 뒤 채워지기를 바라면서 본고에서는 생략하고자 한다.

Ⅱ. 동다송(東茶頌)의 주요 내용(主要 內容)

 

1. 동다송(東茶頌)의 구성(構成)

 

현존(現存) 동다송은 초의스님이 직접 필사(筆寫)한 것은 없고 응송(應松)스님이 보관했다 현재 다예관(茶藝館)에서 보관중인 필사본(이하 「다예관본(茶藝館本)」)과 석오(石梧) 윤치영(尹致英)이 필사한 필사본(이라 「석오본(石梧本)」이 있다.

 

원문(原文) 31송() 총 394자에 송구(頌句)마다 「고인소전지의(故人所傳之意)」의 주해(註解)를 붙였다. 옛 문헌을 이용, 스님의 다론(茶論)이 옛 고인들의 법도(法度)에 어긋남이 없다고 증명(證明)하고 있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잘 짜여진 구조이다. 원문의 모호(模糊)한 부분은 주해에서 일관된 설명으로 보충된 유기적인 구조이다.

 

혹자(或者)는 주해의 고전 인용 부분을 들어 독창성이 없다 운운하나 이는 오히려 창작한 원문의 시송(詩頌)을 뒷받침해 주는 전거(典據)로서 더욱더 동다송의 가치를 북돋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체 구조를 일견(一見)하면 1,2송은 차나무, 이후 18송까지는 다인(茶人),명차(名茶), 차의 맛 우수성 등 중국의 예를 들다가 비로소 19송에서 「동국소산원상동(東國所産元相同)」이라 하여 우리 동국차의 우수성을 역설하고 있다.

 

27,28,29송에서는 다도가 설명되고 특히 29송에서는 「평왈(評曰)」하여, 「채진기묘 조진기정 수득기진 포득기중 체여신상화 건여영상병 지차이다도진의(採盡其妙 造盡其精 水得其眞 泡得其中 體與神相和 健與靈相倂 之此而茶道盡矣)」라 하여 다도를 명쾌히 요약 설명하고 있다.

 

2. 동다송 내용(東茶頌 內容)

 

동다송의 대의(大意)는 일이관지(一以貫之)하여 우리 차인 동다(東茶)는 차의 맛이 비길 데 없이 좋고 차의 효능까지 겸비(兼備)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차에는 다도(茶道)가 있으니 조다시(造茶時)에는 현묘(玄妙)한 정()을 다하고, 체()와 신()이 나뉘지 않고 건()과 영()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항목별로 정리하면 아래 [표1]과 같다.

항목

송구(頌句) 번호 및 내용

회수

차나무

1. (생김새, 성질, 자라는 장소) 2. (차나무잎 모양, 雀舌 碧玉같은 가지)

2

차의 효능

3. (모두 차를 좋아함. 食經,人有力恍志) 5. (廣雅, 解醒少眠)

10. (開皇醫腦) 20. (李白, 還童振枯) 25. (聰明四達 托神山)

30. (身輕已涉上淸境)

6

차의 맛

4. (감로, 약탕시 春雪勝醍醐) 9. (登樓詩 芳茶冠六情 溢味播九區)

 

2

茶人(茶故事)

7. (虞洪, 秦精 入山采茗) 8. (陳務妻)

2

名茶

 

11. (唐 雷笑茶, 茸香茶) 12. (紫英茶) 14. (龍鳳團茶)

17. (雪花茶, 雲膄茶, 双井茶, 日注茶)

18. (建陽, 丹山, 碧水茶, 차의 산지와 차 마시는 때)

5

차나물

6 (晏子春秋, 食脫粟飯 茗菜)

1

造茶

 

13. (이 때부터 法度에 맞는 造茶가 성하였다. 稱茶味 雋永)

22. (茶經, 九難四香) 24. (救難不犯四香全)

28. (造茶玄妙, 體神非分)

4

저장법

15. (茶自饒眞色香 一經染失眞性)

1

차밭

 

16. (名山 蒙頂山에서 좋은 차[楊花,吉祥예]를 만듦)

23. (제일의 花開차밭, 좋은 차밭을 망침)

26. (찻잎 모양새, 산지의 적지, 화개는 爛石으로 適地)

3

차의 品質

19. (東茶 우수성, 東國所産元相同 色香氣味論一功)

1

茶水

21. (일지암 乳泉, 秀碧,百壽湯)

1

採茶時期

27. (採盡其妙, 東茶 立夏前後爲及時)

1

泡法

29. (中正不過健靈倂.茶道, 採盡其妙 造盡其精 水得其眞 泡得其中)

1

飮茶

31. (차 마시는 자리, 분위기, 손님 수, 道人座上此爲勝)

1

 

 

 

 

[표1]에서 동다(東茶)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부분을 재정리하면 동국의 차는 원래 서로 같아 생향기미(色香氣味)가 모두 좋고 육안차(陸安茶)의 맛과 몽산차(蒙山茶)의 효능을 모두 겸비하였다는 19송, 일지암(一枝庵) 유천(乳泉)으로 능히 수벽, 백수탕(秀碧, 百壽湯)을 만든다는 21송, 좋은 차산지 등을 읊은 23, 25, 26, 27송 등 6군데가 보인다. 차의 효능이 6군데, 다도에 대해 언급(言及)한 부분이 27, 28, 29송 등 3군데 가 보인다. 따라서 항목 출현 빈도수에 따르더라도 동다송은 우리 차의 우수성, 차의 맛과 효능의 우수성 그리고 조다의 현묘(玄妙)함과 다도 등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동다송 다도관(茶道觀)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차가 나오기까지는 차(), 수(), 화()의 3요소(要素)가 필요하다. 이 삼자(三者)가 잘 어울려 진다(眞茶)가 되며, 이 진다를 잘 만들어 내는 것을 다도(茶道)라 한다. 초의 스님은 차를 마시는 예의(禮儀)와 형식보다는 이 진다를 만들어내는 과정(過程)과 중정(中正)에 맞는 포법(泡法) 그리고 차의 신()과 체()가 어우르고 건()과 영()을 얻는 다선일여(茶禪一如)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다도라 하고 있다.

 

초의 스님은 다신전(茶神傳)에서는 정(), 조(), 결() 세 자로 함축했고, 동다송에서는 29송 평왈(評曰) 이하 26자로 나타내었다.( 評曰 採盡其妙 造盡其精 水得其眞 泡得其中 體與神相和 健與靈相倂 ) 이를 용운(龍雲)스님이 정리한 다도해설도(茶道解說圖)에 의하면 【그림1】과 같다.

 

【그림1】龍雲東茶頌 茶道解說圖

 

          採           造         水         泡

         │            │         │         │

          妙 ─┬─ 精        眞─┬─ 中

                 │                      │

                 │                      │

               眞茶 ──┬── 眞水

                            │

                            │

                      神─┴─體

                      │╲      ╱│

                      │  ╲  ╱  │

                      │   ╳     │

                      │  ╱  ╲  │

                      │╱      ╲│

                     健───靈

           ​

이 다도해설도는 다도의 과정을 최초로 구조화 체계화시킨 것으로 높이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차원을 같은 차원으로 전개시킨 문제점이 있다. 곧 포득기중(泡得其中)의 포법(泡法)은 이미 정다(精茶 : 제조된 차)와 진수(眞水)가 갖춰진 다음에 차를 우려내어 진다(眞茶 : 마시는 차)를 마시는 것이므로 같은 차원으로 두면 안 된다. 그런데 이 해설도에서는 채진기묘(採盡其妙), 조진기정(造盡其精), 수득기진(水得其眞)과 나란히 포득기중(泡得其中)을 배열하고 있다.

 

석오본(石梧本) 제 28송에는 정성스럽게 제조한 차는 정다(精茶)로 하고 있다. 곧 물[眞水]에 우려 정다[]가 체()를 갖춰 체화(體化)된 차인 진다(眞茶)와 구별하여 물을 아직 만나지 않는 차는 진다(眞茶)가 아닌 정다(精茶)로 표시해야 옳다.

 

또 제 29송에서 「체여신상화 건여령상병(體與神相和 健與靈相倂)」이라 하고 있으니 마땅히 체()는 건()하고 신()은 영()하는 게 정칙(正則)이다. 일상적으로 생각해도 어찌 【그림1】의 도표대로 체()가 영()하고 신()이 건()하겠는가?

 

물이 차를 우려낼 수 있는 차의 체()가 되려면 당연히 물을 끓여 순숙(純熟 : 湯得純熟)시켜야 한다. 이 중요한 과정이 ‘평왈 이하’ 다도 설명에 생략되었다 볼 수 있다. 이것은 같은 송() 주() 첫머리에 「포법 운 탐탕순숙사취기(泡法 云 探湯純熟使取起)」에 분명하게 표시된 것으로 보아도 본문에 생략하고 주(註)에 표시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 「탐탕순숙(探湯純熟)」이라는 다도 과정에서 생략된 것을 주석에서 찾아 위 다도해설도를 단계적(段階的)으로 논리정연(論理整然)하게 체계화(體系化)시켜 재정리하여 완성해 보고자 한다.

 

차를 만드는 과정이나 물을 끓이는 과정에 반드시 불[]의 작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동다송의 다도에는 조진기정(造盡其精)과 탐탕순숙(探湯純熟)의 과정에 불이 당연히 들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기에 이 불의 작용 표현은 생략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을 토대로 「동다송 다도해설도(東茶頌 茶道解說圖)」를 완성하면 아래【그림2】와 같다.

【그림2】茶田東茶頌 茶道解說圖

 

                                        

            ① 採       ② 造            ③ 水      ④ 湯

               │            │               │          │

               妙 ─┬─ 精               眞─┬─ 熟

                      │                             │

                      │                             │

                    精茶 ───┬────眞水

                                     │

                                   ⑤ 泡

                                    │

                                    中

                                    │

                              神─┴─體

                              │╲     ╱│

                              │ ╲   ╱ │

                              │ 眞茶 │

                              │ ╱   ╲ │

                              │╱     ╲│

                             靈───健

 

 

정다(精茶)를 얻는 단계가 ① 채() ② 조()이고, 진수(眞水)를 얻는 단계가 ③ 수() ④ 탕() 이다. 그리고 정다와 진수를 우려 포득기중(泡得其中)하여 진다(眞茶)를 얻는 단계가 2단계다. 1단계인 4행()과 2단계인 1행() 등 5행(五行)으로 4득(四得)인 신령체건(神靈體健)을 얻는다.

 

곧 정다(精茶)인 신()은 체()를 얻고 진수(眞水)인 체()는 ()을 얻게 된다. 체()와 신()을 얻으면 건()하고 영()해진다. 본래 차의 본 성품(性品)의 체건(體健)하고 신령(神靈)한 것을 찾는 것이다.

 

다도를 다하기 위해서는 무릇 힘써야할 5가지가 다사(茶事)가 있으니 채조수탕포(採造水湯泡) 등 5문(五門)으로 들어가는 5행 묘정진숙중(妙精眞熟中)이다. 5행으로 다도의 문()에 들어가면 차의 신()과 물의 체()가 상의상현(相依相顯 : 眞水顯其神 精茶顯其體)하여 한데 어우러져 불이불리(不二不離 : 莫敎體神分)하게 된다. 이와같이 체()와 신()이 온전하여 중정(中正)이 지나치지 않으면 건()과 영()이 함께 하여 여일(如一)하면 다도(茶道)를 다했다 할 것이다.

 

정다(精茶)가 되기 위해서는 불의 중화(中和)를 얻어야 하며, 이 정다는 신()이 되어 물[眞水]을 만나 몸[]을 얻어야 마실 수 있는 진다[眞茶]가 되어 비로소 그 기능[健,靈]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수품(水品)에서 ‘차는 물의 신이며 물은 차의 몸’[茶者水之神 水者茶之體]이라 하고 ‘진수가 아니면 차의 신이 드러날 수 없고 진다가 아니면 그 몸을 볼 수 없다’[非眞水 莫顯其神 非眞茶 莫窺其體]라 한다. 이것은 마치 불이(不二)의 법문(法門)에 드는 것과 같다. 다선일미(茶禪一味)의 도()라고 할까?

 

후에 용운 스님은 【그림1】의 포득기중(泡得其中)을 【그림2】와 같은 위치 ⑤에 놓고 ③ 수득근본(水得根本) ④ 화득중화(火得中和)로 고쳐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동다송의 어디에도 없는 ‘물의 근본을 얻는[③ 수득근본(水得根本)]’는 이야기와 차를 만들고 물을 끓이는 과정에 함께 들어가지만 동다송에서는 생략된 화득중화(火得中和)를 ④에만 넣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동다송의 다도에는 다사(茶事) 중에 ‘불을 사용하는 것’[火得中和]과 다신전에서 다도로 드는 ‘건조하게 보관하고 깨끗하게 우리는 것’[藏時燥 泡時潔]등이 없으며, 특히 마시는 예법(禮法 : 茶禮)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화득중화(火得中和)는 【그림2】의 ①()에서 ②()로, ③()에서 ④()으로 되는 과정 중에 은연중 암시되어 있다. 동다송의 포득기중(泡得其中)은 차와 물의 양, 우려내는 시간 등의 중정(中正)을 이야기하고 있고, 다신전의 포시결(泡時潔)은 차를 우려낼 때의 위생과 예법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곧 상반(相反)된 주장은 아니고 같은 포()이지만 각기 다른 면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동다송에는 장시조(藏時燥)라는 구체적인 방법은 없지만 15송에는 ‘차를 스스로 진색(眞色)과 진향(眞香)이 있어 한 번 물들면 그 진성(眞性)을 잃는다[誰知自饒眞色香 一經點染失眞性]’고 되어 있다.

마시는 예법 등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으나 마지막 31송에는 차를 마시는 분위기와 손님이 적을수록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차는 원래 신령스럽다. 반음반양(半陰半陽)에서 자라는 중성적 식물이다. 차는 만드는 정성(精誠), 중정(中正)의 도()와 상화(相和)하는 불이(不二)의 체성(體性)을 깨닫는 생활로 평상심(平常心)에서 묘하게 치우치지 않고[] 올바른[] 대도(大道)에 계합(契合)하는 묘계환중(妙契還中)으로 두루두루 불기(不器)의 묘용(妙用)을 부리는 것이 참된 다도(茶道)의 생활이라 하겠다.

 

Ⅱ. 동다송(東茶頌)의 소고(小考)

 

동다송은 한국의 다도를 정립하기 위해 연구되어야할 가장 중요한 다서(茶書)이다. 올바르게 연구되어 동다송의 본의(本意)를 정확히 얻어야할 것이나 불행히도 현재는 초의스님이 직접 쓴 원본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각 필사본은 서로 상이한 부분이 상당하고 석오본은 비교적 오자(誤字)가 적다하나 완전치 못해 필사본의 오류(誤謬)를 정정(訂正)하는 것이 우선 선행(先行)되어야 한다.

 

현재 동다송 번역본들이 오류가 많은 다예관본을 기준으로 한 것이 많고 오류를 점검하여 수정하지 않고 번역하고 있어 문제다. 또 같은 문장을 서로 엉뚱하게 다르게 해석하고 있어 어느 것이 맞는 지 후학(後學)들은 혼란에 빠질 뿐이다. 또 초의 스님의 동다송 원 뜻이 오도(誤導)되거나 훼손(毁損)이 심각하여 이를 한시바삐 바로잡는 것이 시급(時急)한 실정이다.

 

1. 필사본 오류문제(筆寫本 誤謬問題)

 

용운 스님이 조사한 바로는 두 본 사이는 오자(誤字) 28자, 탈자(脫字) 7자, 순서 바뀜이 2자 있다고 하나 두 본 모두 틀린 것, 문헌 인용시 오자, 기타 문맥상 오자로 추정되는 것까지 합하면 훨씬 그 수가 넘는다 하겠다. 두 본의 오자 대조와 기타 오자 대조로 정정표(訂正表)를 만들면 [표2]와 같다.

                               [표2] 東茶頌 誤字 訂正表

項目

茶藝館本

石梧本

訂正(根據)

題字

海居道人(石)

1頌 本文

密(石)

2頌 本文

潤(石)

6頌 註

三戈

三戈

三弋(晏子春秋 原文)

7頌 本文

犧(石)

7頌 註

*犧(茶經, 神異記)

7頌 本文,註

藂(茶經, 神異記)

7頌 註

布瀑山

瀑布山

瀑布山(茶經, 神異記)

7頌 註

惠見

見惠

見惠(茶經, 神異記)

8頌 註

○苑

異苑

異苑(劉敬淑의 怪談集名稱)

8頌 註

塚(艸衣選集, 茶經)

8頌 註

祀(茶經)

8頌 註

掘(茶經)

11頌 註

○笑

雷笑

雷笑(石)

11頌 註

柴茸

紫茸

紫茸(石)

17頌 註

景○以來

景祐以來

景祐以來(石) 宋 仁宗 年號

17頌 註

白祐芽

白芽

*白芽(石)

18頌 註

丹部

刑部

*丹部(茶)

18頌 註

晩甘候

晩甘危

晩甘候(茶)

19頌 本文

*切(石)

21頌 本文

挹(石)

21頌 註

壽(百壽, 十六湯品)

21頌 註

生成

失性

*生成(意味上)

21頌 註

執弓扶

執弓抹

執弓扶(意味上,十六湯品)

21頌 註

南遇

南過

南過(石)

22頌 本文

○有

又有

又有(石)

22頌 註

玉浮坮

玉浮臺

玉浮臺(石)

23頌 註

七天禪院

七佛禪院

七佛禪院(石)

23頌 註

菜羹

羹(石)

24頌 註

黃○紅昏

黃黑紅昏

黑(石)

25頌 本文

托(意味上)

26頌 註

似芽

似牙

芽(茶)

26頌 註

治然

沾然

治(茶)

26頌 註

衣者

水者

衣(茶)

27頌 註

茶不全

香不全

香不全(茶)

27頌 註

立夏○後

立夏前後

立夏前後(石)

27頌 註

其○○徹夜

其採法徹夜

其採法徹夜(石)

27頌 註

黙茶

點茶

點(石)

28頌 註

炒(石)

28頌 註

眞茶

精茶

精茶(石)

29頌 註

宜的

宜酌

酌(石)

29頌 註

兩壺

兩壺

用壺(文脈上)

29頌 註

後(意味上)

29頌 註

不(石)

30頌 註

*匂(石)

31頌 本文

 

此(石)

31頌 註

犻啜

獨啜

獨啜(石)

 

 

 

 

 

 

 

 

2. 번역본 오류문제(飜譯本 誤謬問題)

 

한문을 한글로 번역하는 데 원문에 토()만 달아서는 고사성어나 숙어 또는 그 낱말의 유래나 비유를 알 수 없고 본 뜻을 잘 모르거나 곡해(曲解)할 수 있다. 동다송의 번역본들은 같은 원문도 번역본마다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있어 후학(後學)들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동다송이 충분히 연구되고 검토되어 바른 번역본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본고(本稿)에서는 몇 가지 예로 시고(試考)하는데 그친다.

1송(頌) ①「후황(后皇)」을 ‘하느님’으로 번역함은 잘못이다. 후토신(后土神) 곧 지신(地神), 더 나아가서는 ‘흙’을 상징하므로 ‘후황이 가꾼’혹은‘흙에서 자라는’등의 해석이 타당하다.

②「염부단금방심결(閻浮檀金芳心結)」에서 염부단금(閻浮檀金)이라는 불교 용어를 정확히 모르거나‘심(心)’을 ‘마음, 꽃술, 열매 등으로 해석하여 엇갈림이 많다. 염부(閻浮)는 인도 남쪽 염부제(閻浮堤)로 법화경에 의하면 염부제의 단수(檀樹)밑에 샘이 있는데 샘에는 금가루가 있어 그 샘에 항상 금가루가 떠올라 나무가 노랗게 비쳤다한다. 이는 차나무 꽃의 아름다운 노란 꽃술(芳心)을 의미한다.

 

4송(頌) ③「제호감로구전명(醍醐甘露舊傳名)은 단순히‘제호와 감로의 옛이름이 전한다’라는 의미로 새길 것이 아니라 예부터 세인들이 제일 맛있는 것은 제호감로라 이름을 전하지만 차에는 비할 수 없다는 의미다.

 

④ 약탕시의「송풍회우도래초(松風檜雨到來初)」에서 ‘도래초(到來初)’는 송풍회우가 ‘오거든 곧’‘들리거든 비로소’의 의미다.

 

6송(頌) ⑤ 「자삼익오란(炙三弋五卵)」은 실로 해석이 구구하다. 박종한(朴鍾漢)씨는 제법 유추하여 ‘새알같은 단차(단차) 세 개와 다섯 개를 구워서’라 하였다. 김두만(金斗萬)씨는 그의 동다송,다신전 에서 ‘고기 세 꽂이와 계란 다서 알’이라 번역하였으며, 김운학(金雲學)씨는 이와 비슷하게 ‘군 것 세 꼬치와 다섯 개의 계란’이라 번역하였다.

 

그런데 백화사(白化寺) 응송(應松)스님은 자삼과(炙三戈)가 아니라 자삼익(炙三弋)이며 익(弋)은 강희자전에서 보면 제(綈)로 ‘가장 검소한 비단’이라 한다. 즉 안자춘추(晏子春秋)에는 제나라 영공(嬰公)이 세 임금의 제상을 지내면서도 검소하여 여우가죽 옷으로 30년을 지내고[狐裘三十年向] 가장 소박한 비단 옷을 입고 구운 계란 5개와 차나물을 먹었다고 한다.

 

26송(頌) ⑥ 「녹아자순천운근(綠芽紫筍穿雲根)」에서 운근(雲根)은 차나무 밑의 뿌리라 하고 구름, 돌이라 하고 해석이 분분하다.

28송(頌) ⑦ 「철입사중 경단가수편 부하과중(徹入簁中 輕團枷數遍 復下鍋中)」 이 부분을 사람에 따라서는‘에레미에 털어부어 작은 도리깨로 두들긴다’ ‘도리깨로 가볍게 두들긴 후’ 로 하여 차에 난데없이 도리깨질을 한 것으로 오도(誤導)되고 있다. ‘가볍게 수차례 비빈 다음’ 또는 ‘광주리에 넣어 그 광주리를 몇 번 흔들어 식힌다.’등으로 엉뚱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簁)를 광주리로, 과(鍋)를 냄비로 새김은 잘못이다. 응송스님은 사(簁)는 에레미이고 과(鍋)는 전이 없는 솥이라 하고 체질을 해서 가루진 찻잎이나 타진 것을 걸러내는 작업이라고 한다. ‘체에 넣어 가볍게 몇 차례 체질을 하고 다시 솥에 넣고’로 해석되는 것이다.

 

Ⅳ. 결어(結語)

 

본고(本稿)에서는 번역상 오류 등을 몇 개만 고라 예를 든 것으로 이 밖에도 번역본들 간에 그 차이가 현저한 것만도 한 두 개가 아니다.

 

동다송은 ‘한국의 다경’이라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서이며 한국의 다도정립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다서이다. ‘한국의 다도’ 운운할 수 있음은 오직 동다송이라는 우리의 다서가 있기 때문이요, 오늘날 다법(茶法)이 전해 내려옴은 한국 다도의 중흥조(中興祖) 초의(草衣)의 힘이 막대하다.

 

한국의 다도를 정립하는 일의 하나로 동다송을 바르게 정정하고 해석하며 그 다도의 정신을 이해하고 체득함은 우리 다인의 사명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필사본의 오류가 정확하게 시정되어야 하고 번역에 오류가 없어야 하고 충분히 본저(本著)의 뜻이 전달되어야 한다.

 

차, 불교, 한자에 대한 지식은 물론, 인용 고서들의 대조, 그리고 축자적(逐字的)인 해석에서 벗어나 함축된 의미와 진의(眞意)를 파악하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해석상 문제가 되는 것은 널리 의견을 듣고 문헌을 조사하며 위원회 따위를 두거나 청문회 등의 방법을 모색하여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통일적인 해석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金斗萬 譯, 東茶頌,茶神傳, 太平洋博物館, 1982

龍雲, 東茶頌의 새로운 고찰, 분재수석 52호

龍雲, 茶道, 정신문화연구원, 1982

金雲學, 한국의 茶文化, 玄岩社, 1981

金正昊, 新東茶頌, 분재수석 55,56호, 1982

茗園茶會, 茶經,東茶頌,茶神傳, 影印本, 1980

김봉호, 艸衣選集, 1977

張迅齊, 茶話與茶經, 中華民國67년

朴鍾漢, 茶道, 정신문화연구원, 1979

文一平, 茶故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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